13년차 온프레미스 엔지니어가 AWS SAA에 도전하는 이유

AWS Certified Solutions Architect – Associate(SAA-C03) 공부를 시작했다.

최근까지 회사에서는 ISO 27001 인증을 준비하면서 정보보안 정책과 절차를 하나씩 정리하고 있었다.

인사팀과 구매팀, 총무팀의 업무를 확인하고, 계정과 자산을 확인하고, 방화벽과 서버를 살펴보면서 회사의 정보보안 체계를 조금씩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IT 인프라 분야에서 13년 이상 일했다.

Windows와 Linux 서버를 운영했고,

Cisco 네트워크 장비를 다뤘고,

VLAN과 Routing, ACL, Firewall을 구성했다.

VPN을 구축했고,

VMware와 Hyper-V 환경에서 가상화 인프라를 운영했다.

서버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장애를 처리하면서 인프라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현장에서 배웠다.

최근에는 정보보호 업무까지 영역을 넓혀 ISO 27001 프로젝트를 실무에서 리드하고 있고, ISMS-P 관련 업무와 교육도 경험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의 경력은 대부분 하나의 방향으로 이어져 있었다.

온프레미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

그런데 이제는 이 경험만으로 앞으로의 커리어를 계속 확장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직을 생각하면서 더 고민하게 됐다.

aws saa 도전

13년차가 되니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IT 인프라 엔지니어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새로운 장비를 하나 다룰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성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방화벽을 설치하고,

새로운 스위치를 구성하고,

서버를 구축하고,

VMware 환경을 만들고,

네트워크 장애를 해결하면 그 자체로 하나의 경험이 됐다.

하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조금씩 달라졌다.

단순히 특정 장비를 잘 다루는 것보다,

전체 인프라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장애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복구할 것인지,

보안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비용과 운영 편의성까지 고려해서 어떤 구조를 선택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졌다.

그리고 이런 고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클라우드라는 영역을 다시 보게 됐다.

특히 AWS였다.

그런데 AWS를 제대로 공부해본 적은 많지 않았다

AWS라는 이름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회사에서도 클라우드 이야기가 나오고,

업무에서도 AWS라는 단어를 접하고,

채용공고에서도 AWS 경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에는 Amazon AWS Data Center Operations Engineer에 지원해서 면접까지 갔던 경험도 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AWS를 하나의 체계로 공부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EC2가 무엇인지 알고,

S3가 무엇인지 알고,

VPC가 무엇인지 대략 알고 있었지만,

각 서비스를 언제 선택해야 하는지,

서비스들이 하나의 아키텍처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왜 어떤 상황에서는 EC2를 사용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Lambda를 사용하는지,

왜 어떤 서버는 Public Subnet에 두고 어떤 서버는 Private Subnet에 두는지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았다.

결국 내가 부족했던 것은 AWS 서비스의 이름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AWS 방식으로 인프라를 설계하는 사고방식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순히 AWS 서비스를 하나씩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SAA를 선택했다

내가 선택한 자격증은

AWS Certified Solutions Architect – Associate, SAA-C03이다.

SAA는 AWS 환경에서 요구사항에 맞는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적절한 AWS 서비스를 선택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자격증이다.

쉽게 말하면 이런 질문에 답하는 시험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시스템을 AWS에서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적절할까?”

예를 들어,

사용자가 인터넷을 통해 웹서비스에 접속해야 하고,

서버 장애가 발생해도 서비스가 계속되어야 하고,

트래픽이 증가하면 서버가 자동으로 늘어나야 하고,

데이터베이스도 장애에 대비해야 한다면,

AWS에서 어떤 서비스를 조합해야 할까?

이런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SAA가 단순히 AWS 서비스 암기 시험이라고 생각했지만, 공부를 시작하면서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인프라 설계 경험을 AWS라는 환경으로 옮겨가는 과정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프레미스에서 알고 있던 개념들이 AWS에서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 AWS를 공부하면서 재미있었던 부분이 있었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알고 있던 개념들이 계속 등장했다.

예를 들어 온프레미스에서 네트워크를 구성할 때 VLAN을 나누고 IP 대역을 설계한다.

AWS에서는 VPC와 Subnet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온프레미스에서 Routing Table을 보면서 패킷이 어디로 이동할지 결정한다.

AWS에도 Route Table이 있다.

방화벽에서 특정 포트와 출발지 IP를 기준으로 접근을 제어한다.

AWS에서는 Security Group과 NACL을 사용한다.

VPN을 구축해 사내 네트워크와 외부 네트워크를 연결했던 경험은 AWS Site-to-Site VPN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VMware에서 가상머신을 생성하고 운영했던 경험은 EC2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Load Balancer 역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었다.

이렇게 하나씩 연결하다 보니 AWS가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아예 처음 보는 기술이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내가 알고 있는 인프라 개념을 AWS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구현하는구나.”

에 가까웠다.

물론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다.

비슷하지만 똑같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Subnet을 VLAN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지만 둘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Security Group도 방화벽과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온프레미스 방화벽과 동일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AWS에서는 Security Group이 Stateful 방식으로 동작하고, NACL은 Stateless 방식으로 동작한다.

NAT Gateway 역시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NAT 개념과 연결해서 이해할 수 있지만 AWS에서는 별도의 관리형 서비스로 제공된다.

이런 차이를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 현재 SAA 공부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다.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이 AWS 공부의 출발점이 되지만,

그 지식에 그대로 AWS를 끼워 맞추면 안 된다.

비슷한 개념을 연결하고, 다른 부분을 찾아내는 것.

아마 이것이 13년차 인프라 엔지니어가 AWS를 공부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AWS를 전부 공부할 생각은 없다

이번에 SAA 공부를 시작하면서 한 가지 원칙을 정했다.

AWS를 공부하기 위해 AWS 전체를 공부하지 않는다.

AWS에는 정말 많은 서비스가 있다.

하나를 찾아보면 또 다른 서비스가 나오고,

그 서비스를 이해하려고 하면 또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

조금만 욕심을 내면 Kubernetes도 공부해야 할 것 같고,

Terraform도 해야 할 것 같고,

AWS Security Specialty도 따야 할 것 같고,

Solutions Architect Professional까지 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AWS 전문가라는 이름이 아니다.

SAA-C03에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의 AWS 아키텍처 이해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13년의 온프레미스 인프라 경험을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하는 것이다.

이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이유

결국 SAA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자격증 하나를 추가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첫 번째 이유는 이직이다.

13년차가 되면서 앞으로 어떤 환경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온프레미스 인프라 운영 경험은 내가 오랫동안 쌓아온 중요한 자산이다.

하지만 IT 환경이 계속 클라우드 중심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기존 경험만 가지고 있기보다는 클라우드 환경까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이유는 커리어 확장이다.

나는 앞으로 정보보호 관리자나 CISO, CPO와 같은 방향으로도 커리어를 확장하고 싶다.

그렇다면 보안만 알아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기업의 시스템이 어떤 인프라 위에서 운영되고 있는지,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베이스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클라우드에서는 이런 환경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이해해야 보안 역시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 번째 이유는 조금 개인적인 부분이다.

내가 13년 동안 해온 인프라 경험이 클라우드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본다

그래서 SAA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AWS 서비스를 전부 외우지는 않을 것이다.

VPC를 배우면 내가 알고 있는 네트워크와 연결해보고,

IAM을 배우면 기존의 계정과 권한 관리 경험과 비교해보고,

EC2를 배우면 VMware에서 가상머신을 운영했던 경험과 연결해보고,

Load Balancer를 배우면 기존의 로드밸런싱 개념과 비교해볼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이 서비스는 이런 기능이 있다.”

에서 끝내지 않고,

“왜 이 상황에서 이 서비스를 선택해야 하는가?”

를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려고 한다.

결국 SAA 시험도 그런 문제를 묻기 때문이다.

단순히

“Amazon S3가 무엇인가?”

를 외우는 것보다,

“이 요구사항에서는 왜 EBS가 아니라 S3인가?”

“왜 EC2가 아니라 Lambda인가?”

“왜 Single-AZ가 아니라 Multi-AZ인가?”

“왜 Public Subnet이 아니라 Private Subnet인가?”

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는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

13년 동안 IT 인프라 일을 하면서 여러 기술을 접했다.

새로운 장비도 배웠고,

새로운 시스템도 구축했고,

장애도 많이 겪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경험 위에 AWS라는 새로운 환경을 하나 더 올려보려고 한다.

이번 SAA 공부의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일단 합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13년차 온프레미스 인프라 엔지니어가 가지고 있는 경험이

AWS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려고 한다.

SAA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배우게 된 것은 AWS 서비스가 아니라,

어쩌면 내가 이미 알고 있던 인프라 지식을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바라보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기록해보려고 한다.

AWS Certified Solutions Architect – Associate.

오늘부터 시작이다.